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 조현민(35) 대한항공 전무가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물을 뿌린 것으로 드러나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2014년 '땅콩 회항' 사건으로 논란을 일으킨 조 회장 장녀 조현아에 이어 이번에는 동생까지 논란의 중심에 놓이자 한진 일가의 ‘갑질논란’은 다시 한 번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에 조 전무는 사건이 보도된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했다.

조 전무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리석고 경솔한 제 행동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해선 안 될 행동으로 더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12일 광고업계에 의하면, 대한항공 광고담당 조 전무는 지난달 16일 공항동 본사에서 자사 광고를 대행하는 ㄱ업체와 회의를 진행했다.
조 전무는 이 과정에서 감정을 누르지 못하고 ㄱ업체 광고팀장 ㄴ씨에게 소리를 지르고 얼굴에다 물을 뿌린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무는 ㄴ씨가 대한항공 영국편 광고와 관련한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이런 행동을 저지르고 ㄴ씨를 회의실에서 쫓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업계에서는 이 일이 있은 뒤 조 전무가 아닌 ㄱ업체 대표가 대한항공에 사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러한 내막은 지난 2일 ㄱ업체의 회사 익명 앱(App) 블라인드에 관련 글로 올랐지만 작성인이 곧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무는 글이 오른 다음 날인 3일 회의에 참석한 ㄴ씨 등 ㄱ업체 직원들에게 사과의 뜻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ㄱ업체는 현재 이 사건 관련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ㄴ팀장 역시 입장을 함구한 채 외부와의 접촉도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측은 광고대행사와의 회의 중 언성이 높아진 것과 물이 든 컵을 회의실 바닥에 던진 것은 인정했다. 그러나 ㄴ직원의 얼굴을 향해 물을 뿌린 점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측은 "직원 얼굴을 향해 뿌렸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광고대행사 사장이 사과 전화를 했다는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판례에 따르면, 얼굴에 물을 끼얹는 행위만으로도 폭행죄가 성립돼 형사 처벌될 수 있다.
한편 2014년 12월 당시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은 미국 뉴욕 JFK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에 탑승했다가 승무원의 ‘마카다미아(땅콩)’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아 이륙 준비 중이던 여객기를 램프 리턴(탑승게이트로 되돌리는 일)시키고,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해 국제적인 망신을 샀다.
그것에 이어 이번에는 조 전무의 ‘갑질 논란’이 다시 한 번 구설에 오르면서 향후 대한항공과 한진그룹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