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합정점 판매제한 지키나... 시장상인 분통

기사입력 2013.04.1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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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망원월드컵시장과 홈플러스 합정점이 1년여의 갈등 끝에 지난 14일 개장했다. 시장상인들과 홈플러스가 대형마트에서 특정품목 판매제한 조치에 합의하면서 상생의 길을 모색한 결과다. 홈플러스 합정점에서는 판매제한 품목 조치가 잘 지켜지고 있을까? 전통시장 매출은 어쩔 수 없이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측은 시장상인들과 15개의 판매제한 품목에 대해 합의했다. 그 중 시장에서의 주력품목으로 구분되는 배추-무와 같은 채소류, 떡볶이-순대와 같은 분식류, 국거리 소고기-삼겹살과 같은 정육제품 등이 상인측이 요구한 주요 제한품목이다.

홈플러스가 수용한 품목들은 떡볶이와 순대, 국거리 소고기 등 4개 품목 정도만 알려진 상태다. 하지만 이러한 품목들조차 홈플러스 내부에서 이름을 변경해 판매하거나 복도 등의 공간에서 버젓이 팔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홈플러스는 계산대 밖에 위치한 곳에서 떡볶이 대신 ‘불볶이와 튀김범벅’이라는 이름으로 먹거리를 팔고 있으며, 국거리용 소고기의 경우에도 한우 대신 수입산을 위주로 판매하는 중이다. 이밖에 삼겹살 판매와 함께 과일과 채소도 할인행사를 통해 고객들의 시선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월드컵시장 김재진 상인회장은 “홈플러스의 변칙영업에 시장상인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홈플러스의 세일 전단지를 시장에서조차 발견할 정도니 보는 상인들의 마음이 어떻겠냐”면서 “조합원들이 소비자와 함께 홈플러스를 계속 주시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며 씁쓸해 했다.

당초 홈플러스 측은 ‘합정점 단독 광고 자제’ 사항에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기업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시작되자 상인들은 딱히 손쓸 방도가 없는 처지다. 시장에서 생업에 매달려야 하는 상인들로서는 홈플러스 매장을 일일이 감시하기도, 강제저지를 행사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홈플러스 측과 합의한 판매제한 요구 15개 품목을 조합원들과 공유하면서 지속 감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3월 대형마트•기업형슈퍼마켓 판매조정 가능 품목을 발표해 유통업계와 시민단체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시민단체들은 요즘 현대인들의 소비패턴을 고려하지 않은 불편한 조치라며 반발했고, 대형마트에 신선식품을 납품하는 중소업체와 농어민들도 파산과 도산 등을 들어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유통업계 역시 영업자율권 침해로 규정하며 서울시의 발표를 강력 비판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8일 대형마트의 판매 품목을 제한하는 조치를 신규 출점 등으로 기존 상권과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에만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최동윤 경제진흥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지난 3월 발표한 대형마트•기업형슈퍼마켓(SSM) 판매조정 가능 품목'은 연구용역 결과로 확정된 게 아니다”며 “특정품목 판매제한 권고 정책은 우선 대형유통기업의 신규출점이나 영업 확장 등으로 기존 상권과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에만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분쟁이 발생하지 않거나 분쟁이 있어도 합의가 되면 적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에서 현재 대형마트•SSM과 전통시장 간 특정품목 판매제한 협의가 이뤄진 곳은 2곳이다. 홈플러스 합정점은 지난 2월 망원•망원월드컵시장과 15개 품목을, 코스트코 광명점은 지난해 11월 광명시 슈퍼마켓협동조합과 신규 출점 시 6개 품목을 판매하지 않는 데 합의했다.

[차효진 기자 hjcha@worldy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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