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부 겨울나기 / 내면적 성찰(省察)

I 부 겨울나기
기사입력 2014.03.27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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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이치수

“세상은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것인가!”


아가보리는 발버둥쳤다
내가 내민 손이 서러운 듯...


서리 내린 늦가을
근심만 쌓여갈 때
새 생명의 경이로움이
투박한 질그릇 속에서 꿈틀거렸다


천지가 요동치던 날
세상 밖으로 떠밀렸던 아가보리 생각에
투명이블 구해다가
겹겹이 덮어주고, 흙으로 다독여 주었다


“사랑한다. 너는 견뎌낼 수 있어.”


산비탈, 구릉마다 둥지 튼
이웃 집 아가보리는
잘 자라고 있다는데


가눌 힘조차 없이 가녀리고 연약한
두터운 땅거죽 뚫고 솟아오른 아가보리


밀려드는 연민(憐憫) 속에
무엇이 그리도 그리워
이토록 반가운 것인지!


겨울은 깊어 가고 바람도 거세졌다.
쌓였던 눈이 한 두 겹씩 벗겨지며 드러난
남극 황제펭귄의 처절한 몸부림 같이
덜덜 몸을 떨며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가보리


생존이 불가능한 영하 60도
내 몸에서 네 몸으로 전이되는 
체온의 연결 고리만이
생명을 담보로 한
한계치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생존비법


서로를 부둥켜 앉고
갓 태어난 아가보리는 안쪽
성큼 자란 성인보리는 바깥쪽


하루에도 수백 번
일정한 시간마다 자리바꿈하는
이들의 초췌한 모습


쓸려나간 빙하의 흔적처럼
얼굴거죽에 굳어져버린 깊은 자국들


내 얼굴엔
하염없이 겨울비가 내렸다



자유를 찾은 기쁨처럼
봄이 찾아왔다
그럼에도
더불어 살아가고픈  나의 작은 소망은
거센 물결을 거슬러 발버둥쳤다



“신(神)이어!”
“시련과 고통은, 저에게 내려 주소서...”

 

 

 

[편집인 이치수 기자 martin@worldy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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